필자는 코로나가 한창인 때에 프랑스에 왔고, 봉쇄령(confinement)과 야간통행금지(couvre-feu)를 모두 경험했다. 식료품을 사러 마트에 가는 것 말고는 밖으로 나가는 것도, 멀리 가는 것도 불가능했다. 때문에 수업 이외에는 거의 집에서 지내야 했는데, 이 때 제일 많이 한 일이 넷플릭스 시청이었던 것 같다. 프랑스에 오기 전부터 일부러 프랑스 영화나 넷플릭스를 시청하면서 최대한 일상 프랑스어를 많이 들으려고 노력해왔었다. 몇해 전만 해도 넷플릭스가 제공하는 프랑스 콘텐츠가 많지 않아 사실 프랑스에서는 인기가 별로라는 평이 많았다. 프랑스에서 한 번이라도 TV를 시청해봤거나, 프랑스 컨텐츠를 접해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프랑스에서는 자막보다는 더빙이 우선이다. 필자가 알기로 프랑스 어문 정책에 따라 프랑스어를 보호하고자 하는 조치인데, 헐리우드 영화라고 해서 예외가 있을 수 없다. 때문에 영화관에서 원어로 된 필름을 보고자 한다면 부득이 VO(version originale) 표기가 된 영화를 찾아 봐야 한다. 이런 사정을 잘 아는 넷플릭스가 근래 들어서는 많은 프랑스 원어 컨텐츠를 내놓았고, 덕분에 이제는 많은 프랑스인들(2021년 기준 8만4천 명)이 넷플릭스 시청하기를 즐기게 되었다. 한국 컨텐츠 '오징어 게임'의 성공은 이런 기반에서 가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필자는 한국에 있을 당시 프랑스 컨텐츠를 일부러 접하려고 TV 채널 신청도 일부러 TV 5 monde 가 나오는 걸로 해보기도 하고, Youtube에서 France 24 같은 뉴스 채널을 찾아보기도 했는데, 아무래도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것과 같은 집중도를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넷플릭스에 프랑스 컨텐츠가 많아지면서 다른 채널을 찾을 것 없이 넷플릭스를 보다 많이 시청하게 됐는데, 이 와중에 이중 자막을 발견한 건 정말이지 영화로 공부하는 이들의 수고로움을 덜어주는 단비같은 것이었다. 물론 어떤 언어든지 그 언어를 공부하는 이들에게 우리는 흔히 '자막 없이 보는 게 최고' 라는 말을 한다. 특히나 영어를 배우려는 이들에게 이런 방법을 많이 추천하는데, 프랑스어도 물론 자막 없이 보는 게 가장 좋은 일이긴 하다. 하지만 생소한 구어, 유행하는 표현 같은 것들은 아무래도 자막 없이는 알아듣기 힘들어지게 되고, 만약 이런 상태로 계속해서 시청하게 되면 시리즈의 맥락을 놓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우선은 언어를 '잘해야 한다'는 생각보다, 언어 자체에 '친밀성을 만들어 보자'는 생각으로 다가가보자.
우선 크롬을 사용해야 이 확장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다. Netflix multi subtitles를 검색하거나, 아래의 링크를 통해 접속해보면, 간단하게 확장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그 사용예를 볼 수 있다. https://shorturl.at/emKP6
자막 크기 조절이 가능하니, 만약 자막을 보는 것이 거슬리는 이들에게는 그 크기를 조정해서 사용하는 것도 추천한다. 프랑스어를 공부하는 이라면 음성과 첫번째 자막은 프랑스어로, 그리고 두번째 자막은 한국어로 설정하면 된다. 물론 두번째 자막을 영어로, 또는 다른 언어로 설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다른 포스팅에서도 이야기 한 것처럼,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이들이 프랑스어로 배울 때는 한국어-프랑스어에만 집중하는 것이 영어-불어보다 훨씬 나은 방법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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