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배우고자 하는 사람에게 가장 걸림돌이 되는 건 뭘까요? 나이? 지능지수 IQ? 집안이나 배경? 그것도 아니라면 지리적인 위치? 물론 중요한 요인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고정관념, 그러니까 '나는 해도 안 돼', '나는 이미 늦었어', '영어도 힘든데 새로운 외국어는 더 힘들지 않을까?'와 같은 고정관념들입니다. 하고 싶은 게 있어도 나이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 그리고 자기가 사는 곳엔 외국어를 배울 환경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지금까지 미뤄왔던 건 아닐까요? 그런 생각을 가진 분들에게, 그건 '넘을 수 있는' 고정관념일 뿐이라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외국어 공부를 방해하는 고정관념들
1. 성인이면 외국어를 배우는 게 힘들다.
'성인이면 외국어를 배우는 게 힘들다', '공부는 때가 있는 법이다'는 말들, 사실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나이가 50, 60이 넘어서도 외국어 3개 이상을 하는데도 배우고자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사람의 뇌는 어렸을 때는 반응속도가 조금 더 빠를 수 있지만, 성인의 경험에서 오는 지혜의 무게는 학습 능력을 제한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 풍부한 경험으로 학습을 도와줍니다. 그러니 '머리가 안 따라서 안 된다'는 말은, 그저 하기 싫다는 변명에 불과합니다.
2. 지방에서는 서울만큼 좋은 선생님을 만날 수 없고, 지리적 제약이 많다
'프랑스어를 배우고 싶은데, 지방에 사니까 프랑스어 배우기 힘들다'는 말또한 사실이 아닙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다면 컴퓨터와 인터넷이 된다는 뜻이니, 요즘 같은 시대엔 통하지 않는 변명이지요.
3. 기초는 원어민에게 배워야 한다
그렇다면 발음도 걱정이고 하니 원어민 선생님에, 멋있어 보이는 원서로 공부하면 어떨까요? 원어민 선생님이 한국어와 프랑스어의 언어적, 구조적 차이를 이해한다면 가능할 수 있겠지만, 장담컨대 외국인이 한국어의 소리와 문화까지 이해하고 한국인 학습자를 가르치기는 어렵습니다.
진정으로 외국어를 배우는 데 필요한 것
다만, 앞서의 모든 편견들을 극복하고 외국어를 배우는 데에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 있습니다.
- 외국어의 기초를 정확하게 다져줄 선생님
- 올바른 방법의 외국어 학습
외국어의 기초를 정확하게 다져줄 선생님, 그리고 시간이 조금 더 걸리더라도 올바른 방법으로 외국어를 습득하는 방법을 안다면 그 모든 것은 가능합니다. 이 두 가지는 언어의 구조적 지식을 가진 선생님이 잘 이끌어줄 때 가능해집니다. 저 역시 좋은 선생님을 찾아 여기저기 기웃거렸고, 부족한 환경에서도 운 좋게 좋은 분을 만나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렇다면 좋은 선생님은 어떻게 알아볼까요?
제가 아니라도 좋습니다. 다만 여러분의 소중한 시간을 허투루 사용하게 만드는 선생님을 알아보는 건 의외로 간단합니다. '무조건 외워라', '외울 수밖에 없다'는 말을 많이 하는 강사, 그리고 어떤 언어 현상을 보고 왜냐고 물었을 때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원래 그런 것'이라는 말을 하는 사람일수록 여러분의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게 하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프랑스에 얼마나 오래 살았는지를 자주 언급하거나, 얼마나 좋은 학교를 다녔는지를 말하는 사람도 그다지 좋은 선생님일 수는 없습니다. 왜냐면 오래 살았다고 해서 프랑스어를 잘하리라는 보장은 없고, 한국에서 좋은 학교를 다녔다는 게 프랑스어를 잘한다는 필수조건이 되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시험에 붙는 방법이라며 문제집을 달달 외우라고 하는 선생님은, 정말로 고민해야 할 사람입니다. DELF나 DALF 같은 프랑스어 시험을 쳐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프랑스어 시험은 문제집을 외워서 통과할 시험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프랑스어와 한국어의 차이를 살펴가며 강의를 하는 사람, 언어를 구조적으로 이해하고 '격'과 '태' 같은 문법용어가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 이해하는 사람, 그리고 프랑스어 시제의 미묘한 언어적 차이를 이해하는 사람, 그리고 발음과 문법 둘 중 어느 하나라도 놓치지 않는 선생님이, 여러분들이 겪는 어려움을 이겨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시험을 쳐야하는 급박함 때문에, 프랑스어는 어렵다는 고정관념 때문에, 나이 때문에 고민하는 중이라면 곰곰이 생각해보면 어떨까 합니다. 지금 나를 가로막는 것이 고정관념인지 아니면 단지 내가 핑곗거리를 찾고 있는 건 아닌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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