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어

가래 끓는 소리? 프랑스어 r 발음

coccinelle 2024. 3. 6. 10:17

프랑스어 발음 난이도 중에 왕중왕, 그건 바로 R 발음이다. 사실 프랑스어뿐만 아니라 독일어에서도 r을 기본적으로 프랑스어와 비슷하게 낸다고 보면, 독일어를 공부하는 이들에게도 이는 하나의 난관이 아닌가 싶다. 그렇다면 이 프랑스어의 R 발음을 한국어로 어떻게 설명하는지 살펴보자.

 

 

"[ ʀ ] 발음은 입 천정과 목 근처의 혀 뒷부분을 올리면서 마찰시켜 내는 소리이다.
-표준프랑스어문법

 

주로 분류표상, 프랑스어의 [ ʀ ]발음은 연구개음으로 분류한다. 여기서 연구개의 위치는 다음과 같다.

 

 

 

따라서 '연구개음'이란, 공기를 폐에서부터 구강으로 내보내면서 혀의 뒷부분을 들어 입천장 뒷부분인 연구개를 막고 내는 소리다. 연구개의 위치는 입천장 뒷부분을 가리키고, ʀ ] 발음을 소리 내려면 혀의 뿌리 부분을 높게 한 뒤, 공기를 연구개에 마찰시켜 내보내면서 소리를 낸다. 그러니까 영어의 R 발음으 오로지 혀를 말아서 내는 소리라면, 프랑스어의 [ ʀ ] 소리는 혀가 아니라 공기가 목 뒷천장을 마찰시키며 내는 소리라는 뜻이다. 

 

 

 

 

 

 

이 설명에 따라 직접 소리내어보자. 그러면 영어의 R 소리, 그러니까 리을이나 흔히 '버터 발음' 이라고 하는 굴린 r 소리가 아니라, 바람 소리가 [흐] 하고 날 것이다. 흔히 초급자들이 이를 배울 때 '가래 끓는 소리'라고 가르치기도 한다. 이 때문에 프랑스어 교재를 처음 사본 사람이 가장 당혹스러워하는 지점이 드러난다. 

 

'공화국République 발음이 레퓌블릭이 아니라 헤퓌블릭이라고?'

 

마찬가지로 유럽의 관문 프랑스 파리의 CDG, '샤를 드골' 공항을 발음하는 소리를 들으면 '샤흘르 드골Charles de Gaulle'이라고 들리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따라서 프랑스어에서 알파벳 R 을 읽을 때도, [에-흐] 소리가 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처음에 배우기를 원어민에게 배우면 발음을 정확하게 할 수 있다고들 하지만, 그건 어쩌면 어린아이들일 경우에 해당한다. 10세 이전의 아이들은 '모방'을 통해 언어를 배운다고 보통 알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인이 되어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사람에게는 원어민, 그러니까 네이티브 스피커를 찾는 게 그다지 도움되지 않는다. 위에서 열거한 설명을 원어민이 해주기란 보통의 한국어를 구사하는 사람으로서는 꽤나 힘든 일이다. 

 

때문에 '프랑스에 오래 살아도 알파벳조차 제대로 발음하는 사람이 없다'는 말은 여기서 나온다. 당신이 성인이고, 새로운 외국어로 프랑스어를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면, 차라리 한국어로 설명해놓은 발음법을 따라 시도해보는 게 낫다.